대학원생의 시간 관리

윤섭의 이야기

이번에는 에 대해서 조금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더 나아가서, 좀 더 효율적으로 일하기 위한 노하우 몇 가지에 대해서도 알아보려고 한다.

시간은 우리 인생에서 모든 재화를 통틀어서 가장 귀중한 것이다. 한 번 흘러가면 되돌릴 수 없다. 필자는 대학원 생활을 할 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여전히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 거의 강박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벤자민 프랭클린의 말대로 “인생을 사랑한다면 시간을 아껴라. 인생은 시간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한 번 흘러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 그리고 억만 금을 줘도 시간을 살 수는 없다. 사실 돈을 좀 주면 남의 시간과 노력을 살 수는 있다. 예를 들어, 월급을 주고 실험을 대신해줄 테크니션을 구할 수는 있다. 하지만 대학원생에게 테크니션을 구할 돈은 없을 것이고, 또 연구하고 실험을 배우면서 한 사람의 독립된 연구로 거듭나는 과정을 다른 사람이 대신해줄 수는 없는 일이다.

대학원 생활을 조금이라도 해본 사람들은 시간에 대한 다음 두 가지 명제에 대해서 동의하리라고 생각한다.

– 대학원생에게 시간은 항상 부족하다.
– 연차가 올라갈수록 시간은 더 빠르게 흐른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대학원생에게 시간은 항상 희귀하고 부족할 것이다. 내 경험으로는 뭔가 이상하게 좀 여유가 있는 때가 생긴다면, 다음 두 경우에 해당되는 경우가 많았다. 내가 모르는 무엇인가 잘못 돌아가고 있거나 (해야할 중요한 일을 까먹었다든지), 혹은 앞으로 폭풍우가 닥쳐올 것의 전조이거나. 마치 쓰나미가 본격적으로 몰려오기 전에 해변가에 물이 사라져서 파도가 멈추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

그리고 시간은 연차가 올라갈수록 더 빠르게 흐른다. 필자는 앞선 글에서, 연구실 선배들 중에 졸업 못하고 10년 가깝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그 사람들이 실력이 없거나, 게을러서 그렇게 졸업을 오래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이라고 그렇게 오래 연구실에 남아 있고 싶었겠는가. 자기도 모르게 시간이 점점 더 빨리 흘러서, 그 급류에 휩쓸려 가다 보니 어느새 세월이 그렇게 흘러버린 것뿐일 수도 있다.

연구실에 생각없이 몇 년 있어보면 시간이라는 급류에 휩쓸려서 하염없이 떠내려가는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어디론가 흘러가는 것은 같기는 한데 어디로 가는지는 전혀 모른 채 말이다. 물론 이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시간을 철저하게 활용함으로써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참고로 이번에 이야기할 시간 관리에 대한 원칙은 대학원생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직장인들에게도 적용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지금도 이런 원칙을 지키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솔직히 나도 잘 하고 있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지키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중요한 일을 먼저 하라

시간은 항상 부족하기 때문에 나에게 주어진 모든 일을 다 한다는 것이 불가능 때도 있다. 시간은 끊임없이 흐르고, 내게 주어진 일은 계속 다이나믹하게 바뀐다. 열심히 일해서 해야 할 일 목록 중에 몇 가지를 끝내면, 그동안 새로운 일이 추가적으로 생기거나, 혹은 해야 했던 일이 사라지기도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역시 내가 해야 할 일의 우선 순위를 정하는 것이다. 사실 우선 순위를 어떻게 몇 단계로 매길 것인가는 자기 계발서마다 약간씩 다르다. 예를 들어, 필자가 대학생 신입생 시절 많이 참고했던 하이럼 스미스의 “성공하는 시간관리와 인생관리를 위한 10가지 자연법칙”이라는 책에는 우선순위를 3단계, A-B-C 로 나누라고 이야기한다.

A 레벨은 오늘 반드시 해야 하는 중요한 것, B 레벨은 오늘 하면 좋은 것, C레벨은 꼭 하지 않아도 되는 것. 정도이다. 이 책에서는 이걸 프랭클린 플래너에 그 목록을 쓰고… 등등 의 과정을 거치는데 몇 년 하다가 필자도 더 이상 이렇게까지 철저하게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한 가지 정도의 기본적인 원칙은 필요한 것 같다. “오늘 내가 해야 할 일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항상 마음속에 품고 있는 것이다. 프랭클린 플래너에 쓰는 A 레벨의 일을 미리 생각해놓는 것이다. 나는 지금도 아침에 일어나서 책상에 앉으면서 이 질문을 스스로 나에게 던지곤 한다. 오늘 내가 해야 할 일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을 먼저 시작하기 위함이다.

예전에는 모든 집에서 책장에는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라는 책이 한 권쯤은 꽂혀 있었다. 필자도 이 책을 몇 번 읽었는데, 기억나는 몇 안 되는 원칙 중의 하나가 바로 “중요한 일을 먼저 하라” 는 것이다. 시간 관리나 자기 관리에 관한 여러 책을 보아도 이와 비슷한 원칙은 항상 등장한다.

‘중요한 일’이라는 것은 사람마다, 혹은 날마다 다를 수 있다. 실험하는 것, 논문을 읽는 것, 아니면 교수님이 시킨 일을 하는 것, 혹은 가족과 시간을 보내거나 연인에게 헌신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오늘 해야 할 일 목록 (To-do-list)에 포함되어 있는 과업 중에서 아무런 우선 순위 없이 머리 속에 생각나는 대로 하는 것과, 중요성에 따라서 처리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그 차이에 따른 결과와 생산성의 격차는 장기적으로 더 커지기 마련이다.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

중요한 일을 먼저 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중요한” 일 중에서도 시급성이 다른 일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5분 내로 바로 처리해야 하는 일이 있고 (교수님이 시킨 일), 오늘 내로 처리해야 하는 일이 있으며 (내일 있을 랩미팅 발표 준비), 아예 데드라인이 없는 일도 있다 (논문 읽기, 영어 공부, 부모님께 효도하기 등등).

이렇게 “중요하다 or 중요하지 않다”, “급하다 or 급하지 않다”의 두 가지 기준을 기반으로 아래와 같이 4사 분면으로 정리할 수 있다.

– 제 1사 분면: 중요하면서, 급한 일
– 제 2사 분면: 중요하지만, 급하지는 않은 일
– 제 3사 분면: 중요하지 않지만, 급한 일
– 제 4사 분면: 중요하지 않고, 급하지도 않은 일

조금 복잡해 보일 수도 있지만 실상은 매우 간단하다. 이 중에서 우리가 가장 먼저 처리해야 할 일은 두말할 나위 없이 제 1사 분면에 있는 “중요하면서 급한 일” 이다.

그런데 그다음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가 중요하다. 별다른 생각이 없이 움직이면, 일단 급한 불부터 끄고 보게 마련이다. 즉, 제 3사 분면의 “중요하지 않지만, 급한 일”을 먼저 처리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급한 일에만 집중하다보면,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실행의 우선순위가 낮아지는 일들이 생긴다. 즉, 제 2사 분면의 “중요하지만, 급하지는 않은 일”이 계속 뒤로 미뤄지는 것이다. 당장 급한 미팅 준비하고, 교수님이 시킨 일 하고, 이메일 답장 보내고, 수업 시간에 숙제하고, 학부 수업 조교(TA)하면서 숙제 검사하고, 시험지 채점하고…등등을 하다보면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은 하염없이 뒤로 밀리게 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대학원생에게는 과학자로서 근본적인 역량을 올리고, 연구를 한 걸음씩 진전시키며, 무엇보다 ‘졸업’에 가까워지게 해주는 일은 대부분 “중요하지만 급하지는 않은 일” 들에 포함된다. 이런 일들의 공통된 특징은 데드라인이 없고,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하거나 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효과가 당장 눈에 띄게 드러나지도 않는다. 그러니 계속 미루기가 쉽다.

예를 들어, 논문 읽기가 그렇다. 내 연구 주제와 관련된 최신 논문을 읽지 않아도 당장은 크게 지장이 없다. 하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내 근본적인 실력을 올리고 독립적인 연구자로서 거듭나기 위해서 중요한 일이다. 연구에 꼭 필요해서 “언젠가는 통계 프로그램 사용법을 배워야지”, “프로그래밍을 배워야지” 하는 것들도 당장 필요로 하지 않으면 뒤로 밀린다.

어떤 사람에게는 영어 공부가 이에 해당될 수도 있다. 포닥을 나가서 외국에서 연구를 하거나, 자리를 잡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연구에 관해서 의사소통하기 위한 일정 수준 이상의 영어 실력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이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급하지 않으니 계속해서 뒤로 밀리기 쉽다.

이러한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은 의식적으로 시간을 따로 할애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눈앞에 닥친 일들을 처리하기에 급급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급한 일을 처리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때문에 중요한 일의 우선순위가 계속 낮아진다면, 이는 장기적으로 결코 바람직한 일이라고 할 수 없다. 필자는 지금도 매일 조금씩 시간을 내어서 급하지는 않지만, 꾸준히 하면 장기적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일들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사실 내가 오늘 해야 할 일의 전체 목록 중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무엇이 급한지는 사람들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추구하는 가치와 미래의 모습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날마다 주변 환경의 변화에 따라서 그 목록이 다이나믹하게 바뀌기도 한다. 하지만 중요한 일을 먼저 해야 한다는 것, 특히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을 의식적으로, 장기적으로 꾸준히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하자.

몇 개의 프로젝트를 할 것인가

이번에는 연구를 좀 더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방법, 특히 멀티 태스킹을 잘 하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다. 대학원에 있으면 보통 하나의 주제만 연구하지 않는다. 실험 아이디어나 관심 있는 주제가 여러 개 있을 수 있고, 내가 메인으로 참여하는 연구와 다른 동료의 연구 주제를 내가 보조적으로 도와주는 경우도 있다.

두 가지 이상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하나만 진행하기에는 일단 나의 리소스가 남는다. 예를 들어, 생명과학 실험에서는 어떤 실험 장비를 돌리면, 그 기기가 다 돌아갈 때까지의 시간이 걸린다. 즉, 기기를 돌리기 시작하고 끝날 때까지는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남게 된다. 이렇게 실험 중간에 남는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또한 하나의 주제에만 내 모든 시간과 노력을 몰빵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 프로젝트를 하나만 하고 있는데 그 실험이 잘 되지 않거나, 불운하게도 경쟁 관계에 있는 다른 연구실에서 내가 연구하는 주제에 대해서 논문을 앞질러서 내버렸거나 하는 경우에는 매우 난처해지기 때문이다. 내가 연구하는 주제에 대해 다른 사람이 먼저 논문을 내버리는 경우를 흔히 “scoop 당했다 (특종을 빼앗겼다)”고 하는데, 실제로 왕왕 일어나는 일이다. 따라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주식 투자를 할 때에도 여러 종목에 분산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와 비슷하다.

그러면 최대 몇 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이상적일까? 개인의 연구 역량에 따라서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최대 세 개 정도인 것 같다. 내 경험에 비추어보아도 세 개 이상의 일을 동시에 진행하면 노력과 관심이 너무 분산되게 되어서 오히려 비효율적이었던 것 같다.

멀티 태스킹 노하우

이렇게 여러 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면, 프로젝트별로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제한적인 리소스를 가지고서 적절히 멀티 태스킹을 통해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는 노하우가 필요하다. 일종의 저글링을 한다고나 할까.

특히 최대한 일을 병렬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실험의 순서를 잘 만들면 좋다. 일을 병렬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일의 속성과 수행하는 주체를 고려해야 한다.

일의 속성이라는 것은 초기에 투입되어야 하는 시간과 그 이후에 결과가 나올 때까지의 시간을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서, 내가 어떤 시뮬레이션을 위해서 프로그래밍을 하는 경우를 가정해보자. “초기에 투입하는 시간”이란 내가 코드를 쓰고 프로그래밍을 하는 시간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후 결과가 나올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프로그램을 완성한 이후 시뮬레이션을 시작한 이후 결과 값이 나올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일을 수행하는 주체는 결국 나 혼자 처리해야 하는 일인가, 혹은 다른 연구자의 힘을 빌려야 하는 일인지를 판단하는 일이다. 설명이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아래의 연습 문제를 풀어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연습 문제 (1)

철수는 (A) 실험 데이터 분석과, (B) 단백질 분석 프로그램 코딩 및 실행을 모두 해야 한다.
(A) 는 하루 정도 시간을 투입하면 즉시 결과가 나오는 일
(B) 는 5시간 프로그래밍을 하고, 컴퓨터를 2일 정도 돌려야 결과가 나온다.


일 순서를 어떻게 하는 것이 효율적일까?

만약에 A-B 의 순서로 하게 되면, 하루+5시간+2일이 된다. 하지만 B-A의 순서로 하게 되면 5시간+2일이 된다. 왜냐하면 컴퓨터를 2일 돌리고 있는 동안에 하루를 투입해서 실험 데이터 분석을 하면 되기 때문이다. 다소 간단한 예시이긴 하지만, 단순히 일의 순서를 바꾸었을 뿐인데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조금 더 복잡한 문제를 보자. 이제는 다른 동료의 힘을 빌리는 것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연습 문제 (2)

윤섭이는 학회 발표 준비도 해야 하고, 논문에 들어갈 그림도 그려야 한다.
(A) 발표 준비는 직접 해야 하는데, 이틀이 걸린다.
(B) 그림을 그리는 데는 영은이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 일단 그림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하는데 반나절
     – 영은이가 그림을 그리는데는 (모르긴 몰라도) 적어도 일주일 정도 걸릴 것 같다.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순서는?

A-B의 순서로 하게 되면 2일+반나절+7일이 걸린다. 반면에 B-A로 하게 되면 내가 먼저 생각을 정리하고 영은이에게 위임한 이후, 영은이는 열심히 그림을 그리는 동시에 나는 발표 준비를 진행할 수 있으니 반나절+7일로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이렇게 연습 문제 두 개를 풀었지만 현실에서는 각종 변수들이 많아지므로 더욱 복잡해진다. 예를 들어서, 당장 데드라인이 있는 일이 있으면 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고, 일을 시작할 때 예상했던 시간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되면 처음에 세웠던 계획과는 또 많은 부분이 틀어지게 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앞서 이야기했듯이 일의 속성과 주체를 고려해서 최대한 병렬적으로 일을 진행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보도록 하자.

내일의 나에게 메시지 보내기

마지막으로 필자가 즐겨했던 팁 한가지를 더 이야기 하고자 한다. 이는 다른 선배님께 들었던 조언인데, 나도 많은 효과를 보았다.

연구가 한창 잘 진행될 때에는 머릿속에서 계속 아이디어가 생겨나고, 연구를 앞으로 어떻게 진행시킬 것이며, 지금 하는 단계 다음에는 어떤 실험을 하고, 어떤 논문을 참고할 예정이며, 이 데이터를 어떤 그림을 어떻게 그려야하고… 등등의 생각이 끊임 없이 생겼다가 사라진다.

하루 일과를 열심히 연구하고서 보내고 나면, 내 머리속에 생각의 흐름은 끊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시간은 이미 늦어서 퇴근을 해야만 하는 경우가 있다. (연구가 계획대로 잘 풀리는 경우에 이런 날들이 많아진다) 이런 경우에 “내 머리 속에 아이디어와 계획이 다 들어 있으니, 내일 출근해서 다시 이어서 A, B, C를 하면 되겠지” 하고 그냥 퇴근해버리면 좋지 않다. 간밤에 아이디어를 잊어먹는 경우도 있고, 다음날 아침 출근해서 책상에 앉으면 “음… 어디 보자… 어제 내가 어디까지 생각을 했더라…” 하고 가물가물해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한창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나고, 연구 진행에 탄력을 받는 시기인데 내 기억력을 과신했다가 흐름이 끊기면 매우 아깝다. 사라져 버린 아이디어는 돌아오지 않고, 끊겨버린 연구의 흐름을 다시 이어가려면 불필요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

이런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간단하다. 퇴근하기 전에 포스트잇으로 내 연구 노트 앞 면에, “오늘은 여기까지 생각했고, 내일은 A, B 실험을 하고, C 분석을 하면 된다” 정도만 간단하게 정리해서 붙여 놓으면 된다. 그러면 다음 날 출근해서도 내 생각을 어디서부터 이어가야 할지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다.

오늘의 내가 내일의 나에게 보내는 메시지 정도라고나 할까. 간단하지만 매우 효과적이다. 그 메시지를 포스트잇에 쓰는데 1분도 안 걸린다. 속는 셈 치고 한 번 해보시라. 꽤 효과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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